유럽 잇따라 개도국에 기후변화 피해보상 약속…미국은 ‘침묵만’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9일 1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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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유럽 국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과 빈곤국 손실과 피해를 복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잇따라 약속하고 있지만, 미국은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0년간 개발도상국은 기후 변화로 인한 심각한 자연재해 등에 대한 보상을 선진국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이 요구를 계속 거부해왔고, 지난해 기후총회에서도 개최국인 스코틀랜드만이 “손실과 피해”를 위해 220만 달러(약 39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는 개발도상국 피해 지원 문제를 기후 정상회의 공식 의제로 지정하는 데 성공했다.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이날 “아젠다에 손실과 피해를 추가하는 것은 중요한 성과이며 우리가 수년간 싸워온 결과”라면서 “우리에게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날 회의가 끝날 무렵, 몇몇 유럽 국가들은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제1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로 570만 달러(약 78억원)을 약속했다. 스터전 장관은 “남반구는(개발도상국들은) 여전히 부유한 국가에 손실과 피해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그 문제를) 인정할 것을 간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COP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방지하는데 진정을 이뤄야 한다”며 “이것을 의제로 올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발언 직후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가 “기후 손실과 피해로부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에 1000만 달러(약 137억원)를 약속한다고 밝혔다.

마틴 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부담은 책임이 가장 적은 사람들에게 가장 무겁게 전가되고 있다”며 “기후 정의없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의 기후 장관 역시 개발도상국에 5000만 달러(약 687억원)을 지불할 것이라고 했고, 벨기에는 모잠비크에 250만 달러 (약 34억원) 손실 및 피해 자금을 약속했다. 덴마크는 지난 9월 이미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해 최소 1300만 달러(약 179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7일 기후 비상 사태 발생시 취약한 국가에 보험형태로 제공하는 새 프로그램에 1억7000만 달러(약 2333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다른 지도자들도 실질적인 손실 및 피해 자금을 조달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나는 정부가 손실과 피해, 적응에 (필요한) 돈을 지불하는 것을 지지하지만, 그것이 수십억 또는 수백억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은 이미 빈곤한 국가들을 돕고 있으며 다른 서방 국가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면서 고어 전 부통령 발언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럽인들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만 돈을 낸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부유한 비유럽 국가들에게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면서 그 부유한 비 유럽 국가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숨기지도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이자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도 손실과 피해에 대한 논의에는 소극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특사인 존 케리는 이번 기후회의에서 손실과 피해 관련 자금 조달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새로운 기금 마련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COP27 회의 시작과 함께 케리 측은 ”우리는 손실 및 피해 문제가 COP에서 사전에 실질적인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서도 ”우리는 그것이 의제 항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것을 돕고 싶다. 이는 어느 시점에선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은 8일에도 어떠한 전략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케리는 9일 대기업 탄소 상쇄(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와 관련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한다. 이 계획을 위한 돈은 화석 연료 공장을 폐기하고, 재생에너지를 생성하는 등 개발도상국 배출량을 줄이는 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해당 계획은 세부 사항이 부족해 일부 유럽 국가 등에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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