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며 뉴욕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채시장의 큰손 일본인들이 기록적 엔저와 킹달러 앞에서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수 년 동안 일본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국가로 손에 꼽혔다. 덕분에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자금 조달비용은 낮게 유지됐다.
하지만 이런 일본이 이제 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추락하는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미 국채 단기물을 매각중이라는 신호들이 쌓이고 있다. 게다가 일본 기관투자자 일부는 미 국채를 포함해 외국 채권 보유분을 경쟁적으로 줄이는 중이다.
일본의 변화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투자자들이 오랫 동안 고수했던 전제가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강력한 금리인상으로 엔화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이로 인해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수할 때 환율 헤지(회피)에 더 많은 비용이 높아졌다. 결국 세계 자본흐름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WSJ는 우려했다.
세계 3대 경제국 일본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채권국이다. 8월 기준 일본이 보유한 미 국채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 일본 자본의 흐름이 시들해졌고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자본이 조만간 되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WSJ는 전했다. 초당적 미국 외교정책 연구기관 외교협회의 브래드 세트서 시니어 펠로우는 “일본이 새로 (미 국채를) 매수할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요가 시들해질 때마다 미 채권시장은 최악의 매도세를 수 차례 경험한 이력이 있어 불안하다. 일본만 미 국채 매수를 중단할 뿐 아니라 빠른 속도로 팔아 치우며 시장 불안이 심해졌다. 일례로 지난 9월 22일 일본 정부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환율 시장에 개입을 천명했고 미 국채 기준물 10년 만기 수익률(금리)은 올 들어 두번째 높은 폭으로 급등했다.
초저금리를 고수중인 일본 중앙은행(BOJ)이 내년 정책 전환에 나설 경우 미 국채시장은 매도 압박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일본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면 기관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더 많이 팔아 치우며 일본 국채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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