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중국 남부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폭스콘 노동자들에 이어 대학생들이 학교를 집단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봉황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8일 오후 정저우 황허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이 학교 측의 제지를 뚫고 대거 교문 밖으로 나왔다. 총 재학생이 3만 명인 이 학교 학생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이 일대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 등에는 학생들이 대형 여행용 가방을 끌고 줄을 지어 길을 걷고 있는 동영상들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8일부터 조기 방학에 돌입해 학생들이 서둘러 학교를 떠날 준비를 했다”면서 “그런데 학교 측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한 학생들만 귀향시키겠다고 하자 학생들이 탈출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외부로 통하는 통로를 막고 심사를 벌였지만 한 곳은 직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곳으로 몰려가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었고 일부는 “돌진”을 외치기도 했다고 쯔유시보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정저우시에서는 애플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폭스콘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봉쇄된 공장을 탈출해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간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당국의 방역 조치에 따라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황허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의 탈출은 얼마 전 교내에서 누군가가 감염된 후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얘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1200개의 핵산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는 소문도 나왔다. 정저우역에 도착해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했던 학생들은 현장에서 억류됐다. 이들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가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정저우가 집인 학생들은 자가용을 타거나 차를 불러 학교를 벗어났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사전에 휴가를 신청한 학생들은 모두 문제없이 학교를 떠날 수 있다”면서 “교내 확진자는 8명뿐이며 학교를 무단으로 떠났던 학생들이 대부분 귀교했다”고 밝혔다.
정저우에는 황허과학기술대학 외에도 정저우대, 정저우경공업대 등에 대학생 약 7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난성 당국은 이번 황허과학기술대 학생들의 움직임이 다른 대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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