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재선 출마를 바라지만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 내년 초쯤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결과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도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도전 발표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중간선거 투표일 전까지만 해도 공화당의 상·하원 압승이 예상됐다. 선거 결과 공화당은 하원에서 우세를 보이지만 상원은 초박빙이다. 민주당은 핵심 격전지인 펜실베니아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고무된 듯 바이든 대통령은 “거대한 ‘레드 웨이브(공화당의 압승 바람)’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공화당이 다시 의회를 장악하지 않게 돼 모두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고 했다. 이어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다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중 누가 더 위협적인 경쟁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둘이 다투는 것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며 웃기도 했다.
15일 대선출마 선언을 예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중간선거 책임론에 휩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로 공화당 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이 자질 논란 속에 대거 낙선한 데다 지지 유세를 하며 자신의 대선 출마에 초점을 맞춰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할 빌미를 줬다는 것. CNN은 8일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두자 (트럼프가) 모두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보도했다.
특히 드샌티브 주지사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하며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다. 공화당 전략가인 앨리스 스튜어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이제 (공화당이 트럼프 이후로)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전략가 케일러 헙은 “공화당의 새로운 당수는 76세 늙은이(트럼프 전 대통령)가 아니라 디샌티스”라고 했다.
N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과 보좌진들이 15일 대선 출마 선언을 다음달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이후로 연기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에 “어느 정도 실망스럽긴 하더라도 내 관점에선 매우 대승이었다. 누가 이보다 잘했는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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