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강제병합 1개월 만에 요충지 헤르손서 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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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군, 문제 있다는 증거”
“푸틴, G20 회의 화상 참여 가능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요충지이자 한 달여 전 강제 병합까지 선언한 동부 헤르손에서 9일 철수했다고 밝혔다. 헤르손은 러시아 점령지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철군이라고 보기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우크라이나합동군 총사령관은 국영 TV에 나와 “더 이상 헤르손에 (군비와 식량 등을) 보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군대를 철수하라”면서 드니프로강 동쪽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러시아는 9월 30일 헤르손을 비롯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을 불법 병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철수 소식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철수 선언이 나온 직후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우호적인 제스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도 로이터에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에 남아 있어 철수를 말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헤르손 철군이 사실이라면 이미 러시아군 피해가 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철군 발표에 대해 “러시아가 (미 중간선거) 투표 때까지 (헤르손) 철수 발표를 기다린 게 흥미롭다”며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에서) 진짜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시민은 약 4만 명, 러시아군은 10만 명이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철군 발표는 키릴 스트레모우소우 헤르손 행정부 부수반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공개됐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마을 스니후리브카도 탈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면 불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헤르손#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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