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겼던 남부 도시 헤르손을 되찾은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 혐의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헤르손에서도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 수사관들은 이미 400여건의 전쟁 범죄를 기록했다”면서 “병사들 뿐만 아니라 민간인의 시신 또한 발견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살인자를 찾아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초 남부 전략 요충지로 꼽히는 헤르손을 점령했지만 이달 초부터 전황 악화에 따라 헤르손에서 철수하기 시작, 우크라이나는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
헤르손이 해방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은 깊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퇴각 전 이곳에 지뢰를 매설하고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빼앗는 등 약탈 행위를 이어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현재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면서 시내 전역에 통행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47세 스비틀라나 빌나는 “신은 그들(러시아군) 모두를 벌할 것이다. 그들이 한 모든 것을 (벌할 것)”이라고 말했고 69세 은퇴한 교사 클라브디아는 “빨리 가족들과 연락하고싶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물 없이 지낸적도 있다. 땅에 지뢰까지 설치돼 있다니 너무 두렵다”고 전했다.
30세의 점원인 빅토리아 디보브스카는 러시아인군들이 “모든 것을 가지고 갔다”고 했고, 동물 단체 U애니멀 측은 러시아군이 라마와 늑대부터 당나귀, 다람쥐까지, 헤르손 내 동물을 모조리 크름반도로 데려갔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는 이들이 키이우 인근 부차 마을에서 퇴각하면서 처음으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이리나 베네딕토바 총장은 “부차 점령 기간 러시아군 병사들은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굶주림과 갈증 속 이들을 죽였다”면서 “인질들은 조롱을 당하고 주먹과 소총으로 두들겨 맞았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알고자 하는 러시아 병사들로부터 구타를 당했고 일부는 아무런 이유 없이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은 점령 기간 (부차 등지에서) 명백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들이 고문과 처형 그리고 살인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광범위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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