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 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 물리아호텔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자 미·중 관계의 정치적 토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몫이자 중국의 내정“이라며 ”조국 통일과 영토 보존 수호는 중화인민과 중화민족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든 대만을 중국에서 갈라 놓으려 한다면 중국의 민족 대의를 위배하는 것이고 중국 인민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을 가로질러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길 희망하고 항상 노력하지만 ‘대만 독립’은 대만의 평화·안정과 양립할 수 없다“고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대통령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대만을 중국과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거나 견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은 언행일치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과 미·중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길 바란다. 미국은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전략적 현안과 세계·역내 주요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중 관계가 수교 후 50여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면서 ”역사를 거울로 삼고 미래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미·중 관계가 직면한 상황은 양국과 인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은 관계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궤도로 되돌려 양국 및 세계에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가 역사적으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모든 국가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전례 없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 관점에서 미·중 관계를 보고 처리해야 한다. 제로섬 게임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며 ”중국과 미국의 성공은 서로에게 도전이 아니라 기회다. 서로의 대내외 정책과 전략적 의도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대립보단 대화, 제로섬보다는 윈-윈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의 기존의 국제질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가 없다. 양측은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윈윈하는 협력을 견지하고 양국 관계가 편향, 교착, 충돌 없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과 3개의 미·중 공동성명을 준수하는 것은 양국이 갈등과 차이를 관리하고 대립과 갈등을 예방하는 열쇠이며 양국 관계의 가장 중요한 보호 및 안전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자유, 민주주의, 인권은 인류 공동의 가치이며 중국 공산당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중국은 중국식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이것은 ”양국의 국가적 여건에 부합한다. 중국 민주주의의 모든 과정은 중국의 국가적 조건, 역사, 문화에 기초하며 인민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국가의 민주주의 체제도 완벽할 수 없고 지속적인 발전과 개선이 필요하다. 양측 간 차이는 동등한 기반에서 논의될 수 있다“며 ”이른바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민주주의’는 오늘날 세계의 특징이 아니고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시스템을 바꾸거나 심지어 전복시키려 하기 보단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미·중은 역사, 문화, 사회 제도, 발전 경로가 다른 두 대국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지만 이것이 양국 관계 발전이 걸림돌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축하했으며 ”미국은 중국 체제를 존중하고 중국 체제의 변화나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과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충돌하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거나 중국의 경제 발전을 방해하거나 중국을 견제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 외교부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중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는지가 세계의 미래 방향에 결정적“이라며 ”차이를 관리하고 오해, 오판 또는 치열한 경쟁이 대결이나 갈등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공동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갈등·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는 것, 복잡한 문제에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는 것, 강대국 간 대결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항상 평화의 편에 서서 평화회담을 계속 추진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회담을 계속 지지하고 기대하며, 러시아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이 포괄적인 대화를 수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핵 전쟁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되고 (그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합의를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에서 핵 무기 사용이나 위협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 ”적극적인 관여“를 촉구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 발표문엔 북한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양측은 외교팀의 전략적 소통 유지와 정기적인 협의에 합의했다. 경제팀은 거시경제 정책, 경제무역 문제, 기타 문제에서 대화와 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성공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과 공중보건, 농업, 식량안보에서도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적 교류 확대도 장려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이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이라고 평가하고 실무팀에 정상 간 주요 합의의 후속 조치를 적시에 이행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이것은 양국 관계를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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