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어느 나라 정상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 버지니아주 햄프턴 랭글리-유스티스 공군기지를 찾았을 때 “시 주석은 15년 안에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 근거를 이같이 설명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한 달 뒤인 그해 6월 자신이 시 주석과 “오랜 친구”라는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밝히자면 우리는 서로 잘 안다. (하지만) 오랜 친구는 아니다. 단지 순수한 비즈니스(관계)”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상당 기간 인연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두 정상은 각각 부통령과 국가부주석이던 2011∼2012년 약 18개월 동안에만 8차례 걸쳐 약 25시간 동안 통역만 대동한 채 단둘이 대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보낸 시간이 78시간 이상 된다”고도 했다.
2012년 2월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자리를 굳히던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은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 국빈 접대를 총괄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집권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공산당 내부 반(反)시진핑 세력의 쿠데타 음모를 귀띔해줬다는 것이다. 당시 홍콩 언론들은 상무위원 9명 중 권력 정점에 있던 저우융캉과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 등이 시 주석을 끌어내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첩보를 시 주석에게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미중 관계가 좋았던 오바마 미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달라졌다. 2013년 12월 부통령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나 중국이 일방적으로 확대를 선포한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번 정상회담 전 두 사람 간 직접 만남은 2017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시 주석과 5차례 화상회담을 했지만 번번이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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