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8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귀결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책임론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그는 오는 15일(현지시간) 2024년 대선 도전 발표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2020년 대선 조작론’을 주장한 그의 강성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공화당의 모 브룩스 앨라배마주(州) 하원의원은 지역언론 ‘알닷컴’(AL.com)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2024년 대선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를 지명하는 것은 나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지하실에서 유세하는 후보라도 그를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브룩스 의원은 지난해 1월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했고, 이날 열린 집회에서 연설한 대표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다.
또 브룩스 의원은 공화당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지지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존경할 만하고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며 “론 디샌티스는 미국을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기본 원칙을 수호하는 투사”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바라건대 내일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7일 오하이오주 지원유세에서 “오는 15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며 대권 도전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부진한 성과를 거두며 공화당 안팎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 발표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을 지지하고, 직접 유세에 나서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며 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특히 상원 패배에 대한 책임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돌리는 한편 대권 도전 발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고브(YouGov)가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9~11일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202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인 응답자 중 41%는 디샌티스를, 3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응답해 디샌티스가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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