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지난주에만 2만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트위터, 메타, 리프트 등 기업이 모두 줄줄이 감원에 나섰다.
테크업계를 중심으로 몰아치는 감원 칼바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진단이 외신에서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위터,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 세일즈포스, 승차공유 기업 리프트 등이 모두 최근 전직원의 두자릿수 비율을 해고했다.
구글 등 다른 기업들도 고용 둔화와 동결을 선언한 가운데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이 1만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WP는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10년간 기술 투자자, 근로자, 더 광범위한 경제에 막대한 부를 창출했던 강세장이 완전히 끝났다는 느낌이 굳어지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나머지 경제에서도 어떤 경험을 할 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했다.
감원을 단행한 기업들의 경영진은 코로나19 기간 과도한 채용, 전자상거래 활동 둔화,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다양한 배경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은 저금리로 쉽게 벤처 투자자들이 신생 테크기업들에 대해 투자해왔다. 실제로 이들 기업이 돈을 벌 확실한 계획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과욕을 불렀다. 비대면 특수를 등에 업고 테크기업들은 빠르게 몸을 불렸다. 기술주 주가는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는 인색해졌고 기업들은 성장보다 수익성에 집중하며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에 나서고 있다.
트위터는 최근 전체 직원의 50%인 3700명을 해고했으며 스냅은 20%에 해당하는 1300명, 메타는 전직원의 13% 규모인 1만1000명을 잘랐다. 리프트는 13%, 넷플릭스는 4%를 감원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 경제를 지배해왔으나, 아마존과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줄줄이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 부는 감원 칼바람은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들 분위기와는 다소 대조적이다.
미국의 10월 물가상승률은 7.7%로 소폭 둔화세를 보여 연준의 금리 속도조절 기대를 불러왔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26만1000명으로 견조했다. 바클레이스 경제학자들은 지난 9일 리서치 노트에서 내년 “얕은 경기 침체”를 예측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직사이트 집리쿠르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리콘밸리의 정리해고 파급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술회사는 디지털광고 뿐 아니라 클라우드컴퓨팅, 통신 플랫폼과 같은 다른 기술 서비스에 많은 돈을 쓴다”며 “경제에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감원 바람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보게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더 빨리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