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한국 시간 16일 오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하 성적에 그친 공화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트럼프 책임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내 대선 후보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15일이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 가운데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미 언론은 그가 이날 “매우 중대한 발표”를 예고하며 취재진을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4년 전 대선 도선 당시보다 캠프 인력과 예산이 줄어드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의 ‘중대 발표’가 임박했지만 공화당 분위기는 오히려 ‘반(反)트럼프’ 진영을 더욱 기울고 있다. 미 CBS방송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 차기 대선 유력 후보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15일 올랜도에서 열리는 공화당 주지사협회 회의에서 후원금 기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연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내 반트럼프 진영 강경파 모 브룩스 앨라배마주 연방 하원의원은 지역 언론에 “지하실에서 유세하는 후보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며 디샌티스 주지사를 옹호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 강행은 상원선거 패배 책임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들에게 돌리면서 동시에 유력 대선 주자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공화당 반트럼프 전략가 사라 롱웰은 미 NPR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발표를 서두르는 이유는 다른 대항마들을 (선제적으로) 막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 폭력 행위를 부추겼다는 이유로 트위터 측으로부터 영구 정지 당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되살려 달라며 연방 항소법원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그가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탄압받은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스스로를 빗댔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하원선거 개표가 마무리돼 가면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에 접근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미 CNN 방송은 14일 현재 민주당 204석, 공화당 215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원 과반 의석 기준인 218석에 3석 모자란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하원(다수당)에 매우 근접하리라고 생각하지만 (다수당을) 해낼 것으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낙태 허용을) 성문화할(법제화할) 표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면 낙태권 보장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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