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우크라 모두 포로 학대 정황 있어…조사 후 법적 조치 취할 것”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억류된 죄수들이 나체로 구타 당하거나, 전기 충격 고문, 굴욕적인 대우 등을 당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마틸다 보그너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인권감시팀장은 제네바에서 취재진에게 “국제법에 따르면, 특히 무력 충돌이 발생할 시 고문과 학대 금지는 절대적”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느 쪽도 그 원칙을 완전히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그너는 지난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주둔한 조사단이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에 억류된 159명의 전쟁포로와 우크라이나가 잡아둔 포로 175명을 인터뷰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는 포로들에게 접근을 허용했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인 포로들은 석방된 후에야 인터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그너는 러시아가 억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 포로들이 대부분 고문과 학대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조사관들은 포로들이 체포 즉시 구타를 당했고, 많은 사람들이 비좁은 차량으로 이송됐고, 하루 이상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보그너는 “그들의 손은 묶였고, 눈은 테이프로 단단히 가려져 손목과 얼굴에는 상처가 남았다”고 말했다.

조사관들은 포로들이 “감금 후 정보를 빼내기 위해 뿐만 아니라 테이저건 등으로 전기 충격을 받는 등 구타를 당했다”고 보고했다.

보그너는 여성포로 20명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 중 일부는 구타나 감전, 성폭력 위협에도 노출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그너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러시아인 포로에 대한 학대의 경우 “조직적이진 않았다”며 체포 순간이나 수송 중 학대가 주로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일단 그들(러시아인 포로)은 수용소에 수감되면 대부분 적절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보그너는 이외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포로를 즉결 처형했다는 믿을 만한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보그너는 그러한 학대에 대한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인 포로에 대한 처우 등을 조사해 위반 사항이 있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