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것”이라고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음 달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이유에 대해 “(통화) 긴축의 누적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 긴축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대규모 양적 완화를 시행했다. 이후 올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및 식량 위기가 겹쳐 40여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 연준은 돈줄을 죄며 6월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해 지난해 0∼0.25%였던 기준금리가 현재 3.75∼4.0%로 올랐다. 세계 주요국들이 이를 따라잡기 위해 잇달아 금리를 올리는 긴축 정책을 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온다.
속도는 조절하더라도 미국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 매파(강경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14일 블룸버그에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물가상승률 목표치(2%)에 이를 때까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대비)은 시장 예측치보다 낮은 7.7%였다. 그럼에도 내년 미국 금리가 6%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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