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남성의 평균 정자 수가 지난 40년간 절반으로 줄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중보건의 하가이 레빈이 이끄는 연구팀은 53개국이 실시한 223건의 연구를 바탕으로 5만7000여 명의 남성 정자 수를 분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이루어진 북미·유럽·호주·뉴질랜드 남성에 대한 정자 분석 이후 최대 규모이다.
연구팀은 1973년부터 2018년 사이에 남성의 정자 수가 밀리미터당 1억1120만 개에서 4900만 개로 50% 이상 감소했으며, 현재도 감소 추세가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던디 대학의 사라 마르틴스 다 실바 생식 의학 수석 교수 역시 “정자 수 감소율이 2000년 이후 2배로 증가했다”라고 말하며 하가이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지지했다. 사라 교수는 “정확히 어떤 이유로 정자가 감소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라고 밝히며 비만, 흡연, 음주, 약물 등의 잘못된 개인의 생활방식과 환경오염, 플라스틱 폐기물에의 지속적인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다른 전문가들은 해당 연구 결과가 단순한 통계의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앨런 페이시 교수는 “2017년에 발표된 논문이 정말로 올바른 데이터를 인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하며 정자 수가 지난 40년간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정자 수를 보다 더 정확하게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 의견에 사라 교수는 “해당 연구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일관된 숫자의 흐름을 쉽게 무시해서는 안 된다”라고 반응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1㎖당 1500만 개 이상의 정자 수를 가지고 있다면 해당 정자를 정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가이 연구팀과 사라 교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우려를 표한 4100만 개는 아직까지는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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