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코 일부를 제거한 환자가 자신의 팔뚝 피부에서 생성한 새로운 코를 이식받는 데 성공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프랑스 툴루즈에 거주하는 여성 ‘세실’은 2013년 비강암을 진단받고 코의 상당 부분을 절제했다.
그는 이후 외모 콤플렉스로 인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간단한 외출도 쉽게 하지 못했다. 여러 차례 코 재건 수술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의료진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새로운 코를 만들기로 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이다. 의료진은 세실의 과거 코 모양을 토대로 연골을 대신할 구조물을 출력했다.
출력된 구조물을 세실의 팔뚝 피부 아래에 삽입하고 관자놀이에서 떼어낸 피부도 이식했다. 정맥과 동맥을 연결하는 ‘혈관화’ 작업도 진행했다.
두 달 뒤 의료진은 팔뚝에서 완전히 자라난 코를 현미경 수술을 통해 얼굴에 붙였다. 미세하고 정교한 수술로 얼굴 혈관과 인공 코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세실은 이식 수술을 받고 10일 뒤 퇴원했다. 3주간 약물 치료를 병행한 그는 새로운 코로 훨씬 호흡하기 쉬워졌다. 의료진은 인공 코를 떼어낸 세실의 팔뚝 피부에는 허벅지 피부를 이식했다.
수술을 담당한 프랑스 CHU 병원 측은 “연약하고 혈관이 잘 발달하지 않은 부위에 이러한 형태의 재건 수술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 20년 전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3D 프린팅은 매우 유망한 기술”이라며 “이 새로운 기술로 한계 극복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세실은 프랑스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정원 냄새를 잘 맡을 수 있어 기쁘다. 내가 지난 9년간 버틸 수 있게 도와준 의료진들의 헌신과 그들이 이뤄낸 의료기술의 발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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