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미사일 피격’ 러·서방 “우크라 오발”…우크라 “러 공격”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16일 22시 39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인접한 폴란드 동부 접경 마을에서 발생한 미사일 피격 사건에 대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 소행일 경우 이는 우크라이나 너머 서방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인식돼 세계대전으로 확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이번 사건의 주체를 섣불리 판단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의 주체가 자국이라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프셰보도프 마을에 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한 복수의 우크라이나 소식통과 외국 관리들의 진술은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통해 전쟁에 개입한다고 비판하며 확전을 경계해왔다.

그러면서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은 폴란드 국경으로부터 35㎞ 이내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며 “자국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폴란드 피격 미사일은 소련제 S-300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의해 유도된 파편으로 명확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 역시 “러시아는 폴란드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해 아무 관련이 없다. 근거 없는 진술”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책임을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앞서 “러시아가 쏜 게 아닐 수 있다는 예비정보가 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과 또 미 정부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에서 오발 된 요격미사일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적극 동의했다.

서방은 폴란드 미사일 피격 사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서방 역시 확전 시나리오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나토 전면전은 자칫 그간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한 주요 7개국(G7)과 나토 정상들은 G20 정상회의 참석차 모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태 논의에 나섰다.

긴급회의를 마치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파괴를 수사하고 미사일 부품 역시 조사돼야 한다”며 “우리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이 중대한 사안에 있어서는 치밀한 조사 이전에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미국이 공유한 예비 정보가 있지만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토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에서 동맹국들에 “폴란드 미사일 피격은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에 의한 것”이라고 발사 주체를 우크라이나로 분명히 한점이 뒤늦게 밝혀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역시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취재진에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도적 공격 혹은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군사 공격을 준비한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전쟁을 지속하고 있어 궁극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폴란드 사건 당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발가량 미사일을 발사하는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우크라이나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수발의 지대공미사일로 요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크라이나 오발’로 사건의 전말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폴란드에 대한 의도적 공격 조짐은 없으며 미사일은 아마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의해 이용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소행’이란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2차 화상 연설에서 “G20 가운데 테러국가(러시아)가 있다”며 “러시아가 폴란드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2명이 숨졌다”고 분명히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번 러시아가 폴란드 공격 주체라고 명시하진 않았지만 개전 이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습으로 “유럽 동부는 예측할 수 없는 전쟁터로 변모했고 러시아 미사일과 그 파편들이 국경지대에 떨어진 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략국(러시아)이 유럽 전체 영토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고의로 단행하면 조만간 다른 나라 영토에서도 비극이 발생할 것”이라며 “오직 러시아만이 자체 미사일 공격으로 다른 나라를 위협하거나 침범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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