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상무위원회)의 다른 구성원을 데리고 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에게 권력이 완벽히 집중됐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중국공산당 서열 6위 딩쉐샹(丁薛祥) 상무위원은 G20 정상회의 수행단에 포함돼 14일 미중 정상회담, 15일 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시 주석 바로 옆자리에 배석했다.
홍콩 밍보는 16일 “시 주석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딩 상무위원이 동행한 것은 72년 만에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 구성원 2명이 동시에 한 나라를 방문한 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정권 수립 이듬해인 1950년 초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가 동시에 소련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이후 7∼9명으로 구성된 최고지도부 구성원 2명 이상이 동시에 한 나라를 방문한 적은 없었다.
밍보는 “지난달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상무위원회 진입에 성공한 딩쉐샹이 이번 시 주석 출장을 수행한 것은 중국 통치 시스템이 변화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과거 상무위원들이 동등하게 권력을 나누는 집단지도체제였다면 이제 완벽한 시진핑 1인 집중체제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이는 당 대회에서 시 주석 최측근으로 상무위원회가 채워지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딩 상무위원은 2013년부터 중앙판공청 부주임, 주임을 맡으며 ‘시 주석 비서실장’ 역할을 해왔다.
미국과 캐나다는 시 주석의 권력 집중이 공고해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나섰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다음 주 필리핀 팔라완섬을 방문해 ‘필리핀 끌어안기’를 추진한다. 팔라완섬은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남중국해 스플래틀리 군도에 인접한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차단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4일 시 주석과의 발리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캐나다 내정에 개입한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2019년 캐나다 선거에 중국 당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뜻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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