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가 2019년 유혈사태 3주년 추모기간에 확대되자, 이란 보안군은 수도 테헤란에서 승객들을 무차별하게 구타하고 발포하는 등 무력진압 수위를 높였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충돌로 16일(현지시간) 밤사이 6명이 사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보안군은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에서 승객들을 향해 발포하고 히잡 등으로 머리를 가리지 않은 여성들을 구타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경찰이 붐비는 플랫폼에서 발포하자 승객들이 출구를 향해 달아나다 넘어지고 짓밟히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열차 창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해 여성들을 구타했다.
테헤란 거리에는 수십 명의 시위자들이 모닥불 주위에서 “우리는 싸울 것이다!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We‘ll fight! We’ll die) 우리는 이란을 되찾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자들은 지하철역에서도 구호를 외치며 두건에 불을 질렀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9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무력 진압에도 저항의 움직임은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16일부터 2019년 정부의 유혈탄압에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위와 맞물려 확대되는 분위기다. 당시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최소 수백 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 보안군은 16에도 시위가 확대된 사난다지와 캄야란, 케르먄사 등 도시에서 시위대를 향해 직접 발포하며 2명이 사망했다. 16일에는 테헤란까지 무력진압을 이어가며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늘어났다. AFP통신은 밤사이 발생한 충돌로 전국에서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남서부 후제스탄에 거주하는 이란의 소수 아랍인들도 시위에 동참하던 중 사망했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시위 중에 어린이 1명과 여성 1명, 남성 3명을 포함 총 5명이 사망했다. 이스나 통신은 사망자 중에 이란 자원봉사자 2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시위가 3개월째 지속되면서 300명 넘는 인원이 보안군에게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시위대 1만50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지만, 이란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위자 5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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