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살 소년이 대낮에 길거리에서 납치될 뻔한 일이 벌어졌다. 이 소년은 상점 점원에게 엄마인 척해달라고 부탁하는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포츠타운에 거주하는 새미 그린(10)은 지난 11일 오후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수상한 여성을 마주쳤다.
이 여성은 새미를 따라 걸으며 “가족들은 어디 있니?”, “편의점 갈 건데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원하는 건 뭐든 사줄게”, “네 아빠랑 잘 아는 사이야. 편의점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등의 말을 건넸다.
새미는 처음 본 여성이 자신을 따라오며 말을 걸자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아버지의 당부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자주 가던 집 근처 상점으로 들어가 점원인 한나 다니엘스(17)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새미는 한나에게 귓속말로 “우리 엄마인 것처럼 행동해 주세요. 저 여자가 나를 계속 따라왔어요”라고 말했다. 이 순간에도 여성은 상점 문을 잡고 서서 새미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한나는 새미에게 “괜찮으니 뒤로 가 있어”라고 말한 뒤 곧장 입구로 다가가 문을 잠갔다. 그러자 여성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한나는 당시 새미가 겁에 질려 있었다며 “내 곁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새미의 아버지 샘 그린은 “아이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도움을 구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CBS 뉴스에 밝혔다.
샘은 이번 사건이 모든 부모들에게 교훈이 됐을 것이라면서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해 아이들이 이를 인지하고 연습하도록 하라. 소방 훈련처럼 모든 상황과 시나리오를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츠타운 경찰은 지난 주말 새미를 납치하려 했던 여성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여성은 현재 정신 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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