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차관 “韓 IRA 우려 알아…시행과정 지속 대화”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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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자국의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행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차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공공·민간 경제 포럼 기조연설에서 “IRA와 관련해 한국에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우리는 IRA의 시행 절차 전반에 걸쳐 한국과 대화를 이어가는데 전념한다”라고 했다. 또 “미국과 한국이 매우 개방되고 솔직한 소통 창구를 유지하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IRA와 관련해 최근 몇 주 동안 조태용 주미대사를 비롯해 주미대사관 관계자 2명과 대화를 나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한국 측이) IRA와 관련해 백악관과도 고위·실무급에서 대화하고 있다”라고도 전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우리는 하나의 목표에 단합한다. 청정에너지와 관련해 한·미 관계·파트너십을 굳건히 하고자 한다는 것”이라며 양국이 신뢰받는 청정에너지 파트너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러시아 대응 공조도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우리는 중국·러시아와 같은 독재 국가로부터 전례 없는 위협에 직면했다”라며 기술 등 영역에서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등 행위자가 제기하는 도전은 민감 기술 등 분야에서 우리가 취약성을 줄이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책임 있는 경제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 때문에 우리는 근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폭넓은 공동 안보 이니셔티브의 요소를 재정의·강화하고 있다”라며 항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과 합법적 상업 활동 보호, 평화, 안정 등을 거론했다.

한편 페르난데스 차관은 이날 오는 12월 제7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협의회에 이어 오는 1월에는 한국을 방문한다며 “세계 10위권 경제 국가로 논의할 게 많다”라고 했다.

그는 “SED가 우리 양자 관계를 심화하고 가장 첨단의 기술이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안보 등 가장 시급한 도전 대응에 사용되도록 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우리의 의제는 여러 분야를 다룰 것”이라며 공급망 회복성, 과학·보건·기술 협력, 인프라 개발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같은 행사에 화상 연사로 나선 이도훈 외교2차관은 “우리는 지속하는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세계 전략 경쟁, 첨단기술망 재구축,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등 도전을 목도 중”이라며 “모두가 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혼선을 준다”라고 했다.

이 차관은 “우리는 경제와 안보, 기술이 점점 더 깊이 통합되는 경제 안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며 “우리가 전통적으로 무역·기술 문제로 다뤘던 것들은 이제 국가안보 문제로 보여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제 안보의 시대에 한국은 활발한 경제안보 외교 추구를 국가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정했다”라며 “우리는 다자·양자 급에서 모두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했다.

이 차관은 “공동의 가치와 핵심 번영을 증진한다는 공통의 약속에 기반해 (한·미) 양국은 새롭게 부상하는 도전에 대응하고 상호 경제안보를 증진하려는 공동의 노력을 확대·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회복성을 강화하고 다양화하는 것이 우리 공동의 목표”라며 “나는 양국이 핵심 광물과 반도체, 배터리를 아우르는 호혜적인 공급망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한국 산업 및 한·미 관계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이 논의됐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무역 및 산업 조치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우려도 나왔다.

제현정 무역협회 워싱턴지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10년간 양국을 둘러싼 지형이 극적으로 변화했다며 “가장 중대한 변화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 심화”라고 지적했다.

제 지부장은 이어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많은 나라가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다”라며 FTA가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과 달리 한국을 비롯한 세계 많은 기업이 대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시도 중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LG, SK, 현대, 기아 등 대형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소 규모 기업도 미국에 투자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지만, 미국의 수출·수입 관련 조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 지부장은 “우리는 미국이 한국 기업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한다”라면서도 철강 232조와 수출통제, IRA 등을 거론, “한국 기업은 많은 조치에서 피해자가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양국 정부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포럼에 참석한 이근욱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공급망 혼선과 ▲의도적이고 목표를 설정한 공급망 혼선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제시하고, 후자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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