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권좌 내려놓은 펠로시…“새로운 세대가 이끌 때”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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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미국 민주당 하원을 이끌어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차기 지도부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세대’에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을 통해 “나는 다음 회기에 민주당 지도부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깊이 존경하는 새로운 세대가 민주당을 이끌 때가 왔다”라고 밝혔다.

미국 의전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03년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지금까지 20년간 하원을 이끌어 왔다. 의장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두 번의 탄핵소추를 이끌기도 했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우리의 후대, 우리 아이들, 오늘날 태어나는 아이들은 다음 세기까지 살아갈 것”이라며 “우리의 결정이 그들의 미래, 다가올 세대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에 있어 이견도 있겠지만, 우리는 공동의 근본적인 임무에 완전히 전념해야 한다”라며 “가장 소중한 민주주의적 이상을 강하게 지키고, 우리 모두에게 있는 신성한 불꽃을 간직하며, 언제나 나라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미래를 향해 대담하게 움직여야 한다”라며 “지금까지 우리를 이곳으로 데려온 원칙에 기반을 두되 미래를 향한 새로운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또 “하원의 구성원으로서 나는 계속 일할 것”이라며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 주민을 대변하고, 위대한 캘리포니아를 위해 복무하며, 우리 헌법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월8일 중간선거 이후 펠로시 의장이 미래 행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은 모든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향후 행보를 밝히지 않겠다고 했으나, 공화당이 하원 탈환을 확정하자 거취에 관해 입을 연 것이다.

자신 거취와 관련, 펠로시 의장은 최근 남편 폴 펠로시가 괴한으로부터 둔기 피습을 당한 일이 자신 행보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남편을 향해 “내 삶의 사랑하는 파트너이자 버팀목”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자신의 뒤를 이을 민주당 지도부로 누구를 지지할지는 함구했다. 펠로시 의장과 함께 지도부를 구성했던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와 짐 클라이번 원내총무도 차기 지도부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CNN은 이날 뉴욕에 지역구를 둔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 의원은 민주당 하원 의원총회 의장이자 블랙코커스 구성원이다.

아울러 CNN에 따르면 당내 진보 성향 의원 모임을 이끌어온 파밀라 제야팔 의원은 이날 향후 지도부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에 “곧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는 그가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하원의장이었다는 사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하원 민주당 지도부에서 내려올지는 몰라도, 그는 우리의 신성한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NN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발표 전 펠로시 의장에게 마음을 돌리라고 청했었다고 한다.

반면 미국 민주당의 대표적인 젊은 피로 꼽히는 인물이자 종종 펠로시 의장과 대치해온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이날 발표와 관련해 CNN에 “미국 정치의 큰 변화”라며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87년 하원의원으로 처음 의회에 입성했다. 지난 2003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2007~2011년에 이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9년간 하원의장을 역임했다.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차기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상황에서, 새 하원의장은 공화당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의 선출이 유력하다.

[워싱턴·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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