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인구 1억2570만 명의 일본에서 1000만 명 이상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한자어로 당뇨병(糖尿病)은 ‘오줌에 당이 있는 병’이라는 뜻으로, 병의 증상을 정확하게 가리키는 이름도 아닌데다 나쁜 이미지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NHK에 따르면 전문의 의사들이 모인 ‘일본 당뇨병 협회’는 향후 관련 학회와 논의해 향후 1~2년 안에 새로운 병명을 짓겠다는 방침을 논의 중이다. ‘고혈당’ 등의 명칭을 넣는 안이 검토 중이다.
당뇨병은 1907년 일본내과학회가 지었다. 당시만 해도 환자 소변을 검사해 당이 나오는지 여부로 당뇨병을 판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당을 측정해 병이 걸렸는지 여부를 판명한다.
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는 실제로 소변에서 당이 측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오줌 뇨(尿)가 주는 불결한 느낌 때문에 환자들이 이름을 불쾌해 한다. 한자어를 대부분 한글로 쓰고 읽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직접 한자로 쓰기 때문에 좋지 않은 느낌이 더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명 변경은 관련 학회가 공식 결정한다. 의료보험 등 정부 복지 제도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관련 법도 바꿔야 한다.
일본에서 병명의 좋지 않은 느낌 때문에 이름을 바꾼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게 치매다. 한자어인 치매(痴呆)는 어리석고 우둔하다는 뜻이다. 질병을 비하하는 용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2004년 후생노동성이 용어검토회의를 통해 ‘인지증’이라는 용어로 공식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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