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통령 필리핀 방문한 날, 남중국해에 뜬 미상 물체…中 강제 회수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21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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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남중국해 필리핀 수역에서 정체 불명의 부유물이 확인돼 필리핀 해군이 예인하던 중, 중국 해안경비함이 연결선을 강제로 절단해면서까지 회수해 간 정황이 확인됐다.

이날은 마침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필리핀을 방문한 날로,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1일 알베르토 카를로스 필리핀 해군 서부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필리핀 해군이 전날 티투섬(파가사)에서 서쪽으로 730m 떨어진 지점에서 부유물을 발견하고 조사를 위해 선박을 보냈다”며 “그런데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접근해 예인선과 연결된 줄을 절단, 물체를 강제 회수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사령관은 “중국 해경선은 이어 우리 항로를 두 차례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엔 해당 부유물이 무엇인지, 중국 해경선이 물체를 회수해간 이유를 밝혔는지 등의 내용이 담기지 않았으며,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은 관련 설명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티투섬은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 건설한 7개 인공섬 중 하나인 수비 산호초와 가까이 위치해 있다. 중국은 이들 인공섬에 지대공 미사일 등의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는 중국과 필리핀,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지역이다. 중국어로는 난사군도, 필리핀은 칼라얀군도, 베트남 쯔엉사군도 등으로도 불린다.

티투섬은 필리핀이 스프래틀리 군도의 70여개 암초 중 필리핀이 차지한 9개 중 가장 중요한 전초기지로 꼽히기도 한다.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 관련 철저히 조사할 것이며 해양법 집행 기관들의 상세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마침 해리스 미 부통령이 필리핀에 도착한 날 일어난 일이라 더욱 주목된다.

필리핀은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향력 강화 및 대만 침공 시도를 차단·견제하기 위해 공들이는 주요 동맹국이다. 미국은 일본 오키나와 소재 주일미군 기지부터 필리핀까지 잇는 대(對)중국 미사일망 구축도 검토 중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흘간의 이번 필리핀 방문 기간 팔라완 등 필리핀과 중국 간의 영토 부쟁 지역을 두루 방문, 2016년 국제사법재판소가 내린 중국의 영유권 주장 무효 판결 지지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미 정부 한 당국자는 설명한 바 있다.

남중국해는 선박 항로가 교차하고 가스전과 풍부한 어장이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적 요충지다. 미·중 간 전략 갈등이 물리적으로 폭발할 경우 주요 발화 지점 중 한 곳으로 꼽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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