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견제용’ 필리핀에 새 미군기지 건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1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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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필리핀에 새 미군 기지를 건설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대화 채널 복원과 무역 협상 재개에 나섰지만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만나 이런 내용이 담긴 ‘미-필리핀 동맹 강화를 위한 새 이니셔티브’를 내놨다. 국방, 기후대응 및 에너지·인프라, 식량 안보, 디지털경제, 인권 등 5개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담겼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남중국해 분쟁의 최전선인 필리핀 팔라완 기지도 방문한다.

특히 양국은 ‘방위협력 확대 협정(EDCA)’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에 필리핀 군사기지의 접근과 이용을 허용하고 미군이 군사기지에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협정이다. 미군은 2014년 체결된 이 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주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016년 취임 후 친중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한때 협정 폐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6월 집권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친미 노선을 보이고 있다.

미군은 남중국해에 맞닿은 팔라완섬 등 기존 5개 군사기지 외에 추가 기지를 확보해 군사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추가 기지가 들어설 장소는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이 유력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은 기존 5개 기지에 8200만 달러(약 11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실무급에서는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2~24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중 국방장관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보다 중국에 더 강경한 야당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미 의회에서 대중국 드라이브가 거세질 전망이다.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미 의회에서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20일 폭스뉴스에 “하원의장이 된다면 중국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지식재산권 절도 1위 국가”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방관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9일 블룸버그TV에 “(미중 갈등으로 인한) 무역 장벽으로 세계 경제의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권역으로 나뉘면서 전 세계와 아시아의 국가총생산(GDP)이 각각 1.5%, 3%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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