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동안 관측되지 않아 멸종한 것으로 추정됐던 비둘기가 파푸아뉴기니의 숲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신화 속 동물인 ‘유니콘’을 발견한 것과 다름 없다고 표현했다.
미국 CNN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프리카조류보존팀이 이끄는 탐험팀은 검은깃 꿩비둘기의 서식지로 알려진 파푸아뉴기니 동부의 퍼거슨 섬에서 한 달여간의 촬영 일정을 진행했다. 탐험팀은 파푸아뉴기니 국립 박물관의 현지 직원들과 코넬 조류학 연구소, 미국 조류 연구소의 국제 과학자들로 구성됐다.
탐험팀은 한 달 동안 섬을 샅샅이 뒤졌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둘 수 없었다. 꿩비둘기를 찾는 일은 요원해 보였다. 꿩비둘기가 관측된 마지막 공식 기록은 1882년이었으며, 섬의 주민들 역시 수십 년 동안 섬에서 검은깃 꿩비둘기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탐험팀은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파푸아뉴기니 철수를 불과 이틀 남기고 검은깃 꿩비둘기의 영상을 극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 140년 만의 쾌거였다.
탐험탐의 공동 지도자 역할을 수행한 미국 조류 연구소 소속 미테마리어는 인터뷰를 통해 “이 새를 발견한 것은 환경 보호론자이자 조류 관찰자로서 평생 염원하는, 현실에서 신화 속의 동물인 ‘유니콘’을 발견한 것과 다름없는 일”라고 말했다.
탐험팀 측은 꿩비둘기 발견의 일등 공신으로 지역 사냥꾼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꼽았다. 특히 파푸아뉴기니 섬의 산골 마을에서 사냥꾼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우구스틴 그레고리는 탐험팀에게 자신이 꿩비둘기 특유의 울음소리를 들은 몇 군데의 장소를 선정해줬다. 탐험팀은 그레고리의 조언을 따라 해발고도 980m 능선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마침내 검은깃 꿩비둘기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파푸아뉴기니의 환경보호 운동가인 세레나 케탈로야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꿩비둘기가 실제로 포착되기 전까지 당국은 해당 종이 멸종했으리라 추정해왔다”라고 밝히며 추후 꿩비둘기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비단 꿩비둘기라는 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멸종됐을 것으로 막연히 추정해 온 다른 희귀 조류들에 대한 관측 시도 및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게 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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