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앙숙’ 코소보-세르비아 ‘차량번호판’ 협의 불발…긴장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2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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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의 앙숙인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차량 번호판’ 논란에 대한 협의에 실패하며 물리적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부터는 코소보가 세르비아 차량 번호판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예고해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양국 충돌에 대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의하며 양국에 충돌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 간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전 8시부터 시작된 후 시간에 걸친 논의에도 양측은 해결책에 합의하지 않았다”라며 “오늘 논의 실패와 수일 내에 벌어질 수 있는 그 어떤 긴장 고조나 폭력 상황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책임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EU는 양국을 중재해 이번 회동에 나섰다. 코소보 당국이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자국 내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가 발급한 번호판으로 교체하도록 강제 조치를 시행한 뒤 갈등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코소보 당국은 22일부터 번호판을 교체하지 않는 차량 운전자에게 150유로(약 21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 21일까지 번호판 교체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코소보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소보 북부에 거주하는 세르비아인 5만 명은 세르비아계 번호판을 쓰고 있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가 수천 명이 사망하는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결국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지만, 세르비아는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의 지원을 받으며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코소보에는 나토의 평화유지군 3700명가량이 남아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금은 책임감을 갖고 실용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긴장 고조는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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