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콜로라도 총격범 제압한 육군 제대자와 해군 장교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3일 08시 41분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클럽Q에서 5명을 죽이고 17명을 다치게 한 총격범을 제압해 붙잡은 ‘시민 영웅들’은 육군출신의 재향군인 리처드 피에로와 해군 정보시스템의 기술자인 토머스 제임스였다.

피에로는 딸과 딸의 남자친구 등 가족, 친지들 여러 명과 함께 이 클럽의 쇼를 관람하고 생일파티를 하기 위해 갔다가 갑자기 들리는 총성에 본능적으로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AP통신에게 말했다.

처음에는 일단 총격을 피하기 위해 몸을 피했지만 곧 총격범인 앤더슨 리 올드리치(22세)를 향해서 무기를 빼앗기 위해 이동했다.

그는 21일 월요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자택 포치에 성조기가 걸려있는 곳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 그 순간엔 ‘당장 멈춰야 한다. 사람들을 다치게 해선 안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을 뒤로 물러서게 했다”고 말했다.

22세의 총격범은 AR15 반자동 소총을 포함해 여러 개의 총기를 갖고 있었으며 성소수자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한 이 클럽 안에서 사방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딸 캐시의 남자친구 레이먼드 그린 밴스도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피에로는 총격 직전 그애가 웃으면서 즐겁게 춤추고 있던 모습을 설명하며 울먹였다.

피에로는 총격 순간 친구를 밀쳐서 땅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누운 자세로 총격범이 몸에 지닌 총들과 클럽을 황급히 빠져 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그런 다음 총격범이 몸에 찬 탄대와 무기를 붙잡고 바닥에 쓰러뜨린 뒤 또 한사람의 ‘의인’ 토머스 제임스에게 소총부터 빼앗아 치우라고 고함쳤다.

제임스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국방정보국에 있는 해군정보시스템 기술자라고 해군 측에서 신원을 밝혔다. 해군은 22일 성명을 발표, 제임스가 여러 곳을 다쳤지만 안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부상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총격범을 제압한 뒤 피에로는 주먹으로, 제임스는 발길로 그를 타격했다. 이어서 그가 권총을 뽑으려는 것을 피에로가 빼앗아서 몽둥이로 사용했다.

피에로는 달아나는 사람들 가운데 당일 댄서로 나왔던 여성에게 부탁해서 하이힐로 용의자를 차게 했다. 그는 여장한 남성으로 나중에 성전환 여성임이 밝혀져 화제가 되었다.

피에로는 시내 성소수자 LGBTQ 사람들에 대해 “ 그들을 사랑한다. 사랑스럽다는 것 밖에 다른 건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 세 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한 차례 파병되어 야전 포병 장교로 근무하다가 2013년 육군에서 제대했다고 군 대변인은 밝혔다.

그는 전선에서 직접 싸워본 경험이 많다며 “그래서 클럽 안의 아무도 하려고 들지 않았던, 아무도 부탁한 적이 없는 그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피에로와 제임스는 총격범을 제압하고 몇 분 내에 도착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그리고 수갑을 찬 채 경찰차 안에서 소동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아드리안 바스케스 경찰서장은 “ 그처럼 영웅적인 행동을 하고도 그처럼 겸손하고 조용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피에로가 자기 가족을 보호하려고 싸웠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린 장피엘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조바이든 대통령이 피에로 부부에게 감사의 전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은 사망자와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피에로가 용감하게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데 대해서 감사했다고 그는 말했다.

피에로는 생명을 구한 용감한 행동 보다는 구하지 못한 5명의 생명에 대해 안타까와하면서 특히 딸의 친구 밴스의 죽음을 마음 아파했다. 그는 총격범을 제압할 때는 그의 반격이나 반응을 느끼지 못했지만, 다음에 법정에서 다시 만나면 누가 그를 잡았는지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스프링스(미 콜로라도주)=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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