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철도 노조, 연말연시 대규모 파업 예고…美도 심상치 않아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3일 11시 59분


영국 철도 노동자 4만여명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연말연시에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미국에서는 철도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소매업체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 12월 13일~내년 1월 7일까지 4차례 8일간 파업

22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철도해운노조(RMT)는 조합원 4만여명이 12월 13~14일, 16~17일과 1월 3~4일, 6~7일 등 총 8일간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파업일에는 기존 열차의 5분의 1 수준만 운행된다. 또한 RMT는 12월18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크리스마스 기간을 포함해 초과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노조는 14개 철도운영회사와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 레일과 협상이 결론을 맺지 못하자 대규모 파업을 발표했다.

믹 린치 RMT 사무총장은 “이번 파업은 우리 조합원들이 나라의 운영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줄 것”이라며 “또한 고용 안정, 임금, 근로 조건 등을 요구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레일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RMT가 좀 더 현실적인 상황 인식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철도 노조는 올해 들어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수 차례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11%대로 치솟으면서 임금 상승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은행과 소매업체에 현금을 수송하는 보안업체 G4S 직원 수백명도 12월 초에 48시간 파업을 결의했다.

또한 철도를 비롯해 우체국, 통신사, 환경미화원 등 공공 부문에서 임금을 올려 달라는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美 철도 노조 파업 가능성에 소매업체 “경제적 재앙 막아달라” 촉구

미국 소매업체들이 철도 파업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실제 파업이 진행되면 큰 혼란이 따를 것이라며 정치권이 개입해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월마트, 타킷, 베스트바이, 홈디포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미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 이날 성명을 통해 “철도 파업은 전국적은 물류 흐름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RILA는 “다행히 올해의 연휴를 앞두고 대부분의 상품이 도착했지만, 철도 운송 중단은 부패하기 쉬운 식품 배송과 제시간에 배달되어야 하는 전자 상거래 등에 어려움을 준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 경제에 이미 닥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책입안자들이 자초한 경제적 재앙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며 노조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미소매연맹(NRF)도 철도 운송 중단을 막기 위해 의회가 즉각적인 개입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미국 최대 철도 노동조합이 백악관에서 중재한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2주 내 미 전역에서 철도 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날 SMART-TD 노조는 근로자의 50.8%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근소한 차이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SMART-TD 노조는 2만8000여명의 철도 승무원을 대표하는 최대 노조다.

철도 노조 12개 각각이 계약을 비준하지 않는다면 다음달 전국적인 파업이 예상된다. 12개 철도 노조가 모두 비준 절차를 마쳤다. 이중 8개 노조가 찬성했으며 4개 노조가 반대표를 던졌다.

12개 노조 중에서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원칙적으로는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 사측에서 파업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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