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한 것은 본인의 판단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세계 에너지 위기로 입지가 강해진 세계 최대 산유국의 실세 왕세자가 스스로 방일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19일부터 일본을 방문해 비즈니스 회의를 갖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회담도 할 예정이었지만 방일 이틀 전 갑자기 취소했다.
인도네시아, 한국, 태국을 순방하고 다음 일정이었던 일본 방문은 취소한 빈 살만 왕세자는 20일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소식통은 니혼게이자에 “(빈 살만 왕세자에게) 진언할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왕세자 본인이 이번에는 방일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야기한 세계 에너지 위기와 물가 급등은 중동 지정학에 뜻밖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사우디가 막대한 석유수입과 잉여생산 능력으로 석유시장 지배자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 외교에서 위상을 높여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는 강권적 통치에 자신감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벌어진 정부 비판 기자 암살 사건 개입 의혹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처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원하는 시간에 좋아하는 인물과 만나는 걸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입지를 손에 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신문은 “사우디가 접근하는 곳은 중국”이라며 “왕세자는 탈석유의 장기적 과제와 일부 불만을 뒤로하고 중국식 민주화 없는 발전 노선을 따라간다”고 진단했다.
사우디는 일본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다. 일본은 빈 살만 왕세자 방일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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