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60% 우라늄 25kg이면 핵무기 제작도 가능
자국 내 핵물질 조사 촉구하는 서방 반발 차원
“반정부 시위로 쏠린 여론 분산 전략” 분석도
이란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상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 농축 수준을 더욱 끌어올렸다. 자국 내 미신고 핵물질 관련 조사를 촉구하는 서방 국가에 반발하는 동시에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로 쏠린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22일(현지 시간)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6’를 이용한 농도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60% 순도 농축우라늄 25kg이 확보되면 순도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순도 90% 핵물질로 재처리가 가능하다. 파르스 통신은 이날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 반관영 통신의 이 같은 보도는 사실상 이란이 자국 내 미신고 시설에서 고농도 우라늄 농축을 실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IR-6는 2015년 서방과 맺은 이란 핵합의 상 사용이 금지된 원심분리기로 이란 핵합의에서 허용하고 있는 원심분리기 초기 모델인 IR-1보다 농축 속도가 10배 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 내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시설은 나탄즈 한 곳으로 포르도는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없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IAEA가 이란 내 미신고 장소 핵물질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맞대응으로 보인다. 이란 원자력청(AEOI)은 IAEA에 보낸 서한을 통해 “IAEA 이사회 결의안 채택에 대한 단호한 대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IAEA 이사회는 17일 이란 내 미신고 장소 3곳에 대한 핵물질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1일 기자회견에서 “IAEA의 결의는 미국과 유럽 3국(영국·프랑스·독일)에 의해 주도된 것이며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란 내 미신고 핵물질 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서방과 이란 간 핵협상 복원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금지된 농축 우라늄 생산 사실을 공개한 것이 히잡 의문사로 인한 반정부 시위 등 내부 불만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물질 문제로 서방과 갈등을 조장해 외부의 적으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 현재 이란에서는 9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가 사망한 마사 아미니(22)의 죽음을 계기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2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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