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TT에 우리 콘텐츠 풀렸다지만… 한한령 해제는 ‘아직’ 멀었다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23일 15시 35분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중국의 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6년 만에 우리 영화를 공식 서비스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의 공식 해제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OTT 플랫폼 중 하나인 ‘텅신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선 이달 초부터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 ‘강변호텔’(중국명 장볜뤼관(江邊旅館))을 이용자들에게 정식 서비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 필요성에 공감한 점을 들어 “작은 시작이지만 큰 의미가 있는 미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다”(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는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작년 12월엔 정세교 감독의 영화 ‘오!문희’를 중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상영토록 했다. 우리 영화가 중국 내에서 정식 개봉한 건 6년 만에 처음이었다.

또 올 들어선 ‘사임당 빛의 일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슬기로운 감빵생활’ ‘또 오해영’ ‘인현황후의 남자’ 등의 우리 드라마들이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거나 지방 방송사를 통해 방송됐단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보복조치의 하나로 이른바 ‘한한령’을 발동했다. 이 때문에 우리 문화콘텐츠의 중국 수출이 크게 위축됐고, 그 여파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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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 같은 ‘한한령’ 발동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는 지난달 2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한국 창작자들은 여전히 중국에서 영화를 개봉하기가 어렵다고 한다’는 질의에 “‘한한령’은 없다. 이는 사실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선 “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 내 한류 콘텐츠 유통에 관해 전보다 관대해진 건 사실인 것 같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데 따른 ‘일시적’ 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당국의 ‘한한령’ 발동 배경이 됐던 주한미군 사드를 두고는 여전히 한중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 측은 올 8월 한중외교장관회담 직후엔 문재인 정부 당시 ‘한중 간 합의사항’이라며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사드 3불(不)’(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도 결성하지 않는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드 1한(限)’ 즉, 사드 운용 제한까지 언급했다.

이는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2017년 이후 계속돼온 사드 ‘임시 배치’에 종지부를 찍고 사드 기지 운용을 ‘100% 정상화’려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당국이 자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 통할 정도가 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진 ‘한한령’을 어떤 식으로든 유지하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자신들이 ‘문화 강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콘텐츠가 자국 내에 확산되는 데 대한 불안감도 갖고 있다”며 “이 역시 ‘한한령’을 쉽게 해제하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최근 중국 당국이 일부나마 자국 시장 내 우리 콘텐츠 유통을 허용한 데 대해선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선 경쟁도 필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일종의 실험적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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