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이폰 70% 생산 대만업체
보너스 지급-작업환경 개선 요구
코로나 격리 못견디고 공장 탈출도
전 세계 아이폰의 약 70%를 생산하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 공장에서 임금 지급과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에서 이런 시위는 이례적이다. 시위 영상과 사진이 웨이보, 더우인 같은 소셜미디어(SNS)로 퍼지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찾을 수 없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 수백 명이 단지에 있는 기숙사에서 나와 방역복을 입은 보안요원 및 공안(경찰)과 충돌했다. SNS에 돌고 있는 충돌 장면을 담은 동영상에서 노동자들은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과 맞선 채 “우리 권리를 지키자”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차에서 흰 연기가 나오자 “연막탄! 최루탄!”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소화기를 작동시켜 소화액을 경찰에 뿌렸다. 노동자 한 명이 보안요원 여러 명에 둘러싸인 채 몽둥이로 맞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팔이 뒤로 꺾인 채 끌려가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 측이 약속한 보너스를 받지 못했다면서 기숙사 음식도 형편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앞서 이 공장 노동자 상당수가 지난달 정저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퍼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기숙사에서 격리돼 있다가 공장을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당시 공장 담장을 넘은 노동자들이 가방을 끌거나 이불보따리를 어깨에 메고 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걷는 동영상이 SNS에서 퍼지기도 했다.
공장 측은 노동자 대규모 이탈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높은 임금과 보너스 제공을 약속하며 인력을 충원해 공장을 돌리는 중이었다. 중국 언론은 18일 폭스콘 공장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여 목표인 10만 명을 채용해 이달 말 공장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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