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컴퓨터 제조업체인 HP가 3년 동안 4000∼6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저조해져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감축에 나선다는 취지다.
22일(현지 시간) HP는 연간 14억 달러(약 1조90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2025 회계연도까지 임직원 6만1000명의 약 10%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HP는 이날 자사 회계 기준 4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148억 달러(약 20조 원)를 기록하는 등 PC 수요가 줄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을 통해 핵심 부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HP에 앞서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등 미국 빅테크발 감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적 저하와 고금리로 인한 자금난 속에 비용을 줄여 필요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고금리로 인해 미국 주택시장도 급격하게 냉각되고 있다. 이날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3분기(7∼9월) 미국에서 기업형 투자자들이 매수한 주택은 6만5000여 채로 전년 동기보다 30.2% 줄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2분기(4∼6월)를 제외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 글로벌 전략담당은 보고서에 “올해 말 단독주택 착공이 28%, 매매 건수가 30% 하락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0.6%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수출 감소, 기업 실적 부진 속에 주택시장 냉각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미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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