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의 유서가 공개됐다. 그는 유서에서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체서피크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 안드레 빙(31)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유서로 보이는 메모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메모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공개된 유서에서 빙은 “나는 지능이 낮은 멍청한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견디려 노력했다. 그러나 내 자존감은 결국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바닥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동료들은 나를 연쇄살인마 제프리 다머라고 놀렸다. 한 동료는 입사 첫날부터 나와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다른 동료에게 말했다. 그들은 마지막 날까지 나를 비웃고 조롱했다. 그래서 나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실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았다. 맹세코 이것(총기 난사)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저 사탄에게 이끌린 것처럼 일을 저질렀다”며 “나만큼 다정한 사람도 없다. 내 유일한 소원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쪽에서는 빙이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었고 직원들에게 적대적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동료는 “그가 공격적인 관리자라는 평판이 있었고, 분노 문제가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는 농담도 했고 업무에서 특정한 스트레스에는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했다.
빙의 유서 공개 직후 월마트 측은 성명을 내고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걸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사망한 동료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지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빙은 지난 22일 밤 10시경 휴게실에서 야간 근무 대기 중이던 직원들에게 총을 쏴 6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빙은 2010년부터 체서피크 월마트에서 근무해왔으며 사건 전까지는 매니저로서 영업시간 종료 이후 매장 재고 관리를 감독했다.
경찰은 빙에게 전과가 없으며 그의 집을 수색한 결과 9㎜ 권총과 탄약을 구입한 영수증, 서류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미국에서는 총격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사회적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콜로라도주 성소수자 클럽 총격 사건으로 5명이 숨졌고, 앞서 13일에는 버지니아대 캠퍼스 총격 사건으로 이 대학 미식축구팀 선수 3명이 사망했다.
미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 전역에서 벌어진 사상자 4명 이상의 총기 난사 사건은 23일 기준 607건이다. 올해 미국 총기 사망자는 3만9736명이다. 이 중 11세 이하는 291명, 12∼17세가 1221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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