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 정점 찍어”…美·유럽 생산자물가 둔화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8일 1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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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이시스 백화점.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이시스 백화점.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계 소비자물가가 10월에 정점을 찍고 하락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생산자물가가 둔화세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뿐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서도 생산자물가, 해상운임,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며 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그간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병목 문제가 다소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10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0.4%)를 하회했다. 10월 독일 P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4.2% 하락했다. 이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이다. 하락 폭으로는 1948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폭이다.

독일의 전년 대비 기준 10월 PPI 상승률은 34.5%로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나 9월(45.8%)에 비하면 내려간 수치다. 영국의 10월 P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19.2%로 9월(20.8%) 비해 둔화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세계 소비자 물가가 10월에 12.1%를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스페인, 멕시코, 포르투갈, 폴란드 등 10월 PPI를 발표한 거의 모든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이 PPI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브라질, 태국 등 신흥시장의 소비자물가도 정점을 찍은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11월에 유럽 물가가 10.4%로 10월(10.6%)에서 둔화될 것으로 봤다.

물가상승률 둔화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하지만 연준이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네이선 시츠 시티그룹 글로벌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에 “물가가 급락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물가 수준 자체는 최소한 내년까지 오랫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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