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monkeypox)의 새 이름으로 ‘M두창(MPOX)’을 확정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원숭이두창이란 명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 다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1년간은 두 명칭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WHO는 “올해 초 원숭이두창이 확산했을 때 온라인이나 다른 환경, 일부 지역사회에서 인종차별적이고 낙인을 찍는 언어가 관찰돼 WHO에 보고됐다”며 “명칭을 바꾸기 위해 받은 200개 이상 제안 중에서 M두창이란 이름을 선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1950년대 아프리카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돼 이같은 이름이 붙었으나 1970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초로 사람에게서 발견됐다. 이후 수십 년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약 12개국에서 고유종으로 자리 잡은 인수공통감염병이 됐다.
올해 5월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매개되는 감염 사례가 대다수라는 특징 때문에 질병 자체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 그에 따른 질병 대응력 저하 등의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또 원숭이두창이라는 질병명 자체로 인해 특정 지역이나 문화, 민족 집단에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무역이나 관광, 동물복지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WHO에 원숭이두창이라는 이름을 바꿀 것을 제안했으며, 이를 서두르지 않으면 따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WHO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WHO는 지난 7월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분류하면서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21일 기준 전 세계 110개국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은 8만611명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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