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의 대규모 노동자 시위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14’ 약 600만 대의 생산이 타격을 받으며 연말 특수를 놓칠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제조업의 중심지 중국에서 시위가 확산됨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중국의 반(反)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는 상승해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
이날 미국 블룸버그는 대만 업체인 폭스콘 공장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로선 이탈한 임직원들이 언제 복귀할지, 시위는 진정될 지 등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당초 올해 이 공장의 생산 목표는 9000만 대에 달했다. 공장 측은 노동자 이탈 후 8700만 대로 목표량을 줄였고 시위로 다시 8400 만대로 낮췄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애플 주가 또한 2.6% 하락했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전 세계 아이폰의 약 70%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계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라 공장 기숙사에 격리됐던 근로자들이 감염 공포 등으로 대규모 집단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임금 지급 및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까지 이어져 정상 가동이 어려워졌다. 폭스콘은 남아있는 근로자들에게 1800달러(약 240만 원) 보너스를 약속했지만 언제 정상 가동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중국의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수요 감소 전망이 나와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그러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축인 산유국 연합체 ‘OPEC플러스(OPEC+)’가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감산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OPEC+는 지난달에도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지만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OPEC+가 증산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 또한 국영통신사 SPA를 통해 이를 부인했다.
27일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73달러까지 떨어져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고조로 추수감사절 연휴 후 처음 개장한 28일 미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약 500포인트(1.4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54%, 1.58%씩 떨어졌다.
영국 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아시아 전문가 케리 브라운은 “중국은 세계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은 나머지 국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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