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만에 돌아온 문화재…英, 나이지리아에 약탈품 6점 반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9일 17시 51분



영국 런던 호니먼 박물관이 28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기념물위원회에 반환하는 문화재. 영국군이 1897년 옛 베닌 왕국(현 나이지리아)에서 약탈한 것이다. 호니먼 박물관

영국이 125년 전 나이지리아에서 약탈한 문화재 6점을 28일(현지 시간) 반환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 호니먼 박물관은 문화재 반환식을 열고 영국군이 1897년 옛 베닌 왕국(현 나이지리아 에도주 베닌)에서 약탈한 문화재 6점을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기념위원회(NCMM)에 전달했다. 영국 정부 지원 기관이 영국군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니먼 박물관이 반환한 문화재 6점은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병사, 민간인 등을 묘사한 청동제 부조 작품과 화살촉 등이다. 전 세계 박물관에 나이지리아 문화재 공식 반환을 요청하는 NCMM은 올 1월 호니먼 박물관에도 요청했고 협의 끝에 약탈 문화재 72점을 돌려받기로 했다. 이날 6점에 이어 나머지 66점은 1년 뒤 반환할 예정이다.

이 약탈 문화재들은 1897년 베닌 왕국을 침략한 영국군이 빼돌린 것으로 아프리카 식민지 대표적 문화재 약탈 사례로 꼽힌다. 당시 베닌 왕궁을 불태우고 영국군이 몰수한 왕실 보물 수천 점 가운데 일부는 장교들에게 나눠줬고 대부분은 런던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영국 런던 호니먼 박물관이 28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기념물위원회에 반환하는 문화재. 호니먼 박물관

아바 티자니 NCMM 회장은 “박물관이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닉 메리먼 호니먼 박물관 관장은 BBC에 “나이지리아가 약탈당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반환으로 박물관이 식민지 역사를 인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더 나은 역사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베닌 왕국 유물 900여 점을 소장한 런던 영국박물관에 대한 반환 압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지리아 문화부는 지난달 영국박물관에 문화재 반환을 촉구하며 반환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박물관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소장품 반환 처리는 의회가 관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영국 런던 호니먼 박물관이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기념물위원회에 반환하는 문화재. 호니먼 박물관

나이지리아 정부는 반환 문화재들을 2025년 개관 예정인 베닌 ‘서아프리카 예술박물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 독일 프랑스로부터더 유물을 돌려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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