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한 데 이어 시위를 원천 봉쇄하자 미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에 평화 시위 보장을 촉구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8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중국 정부는 국민들의 시위를 들으려 하는 대신 탄압(crack down)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중국 당국이 사상과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에 대해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중국 당국이 국제인권법에 따라 시위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에 대응하는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공개적으로 중국에 경고장을 보내면서 중국 내 시위 확산이 서방과 중국 간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지 말고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어떤 권리나 자유든 법률의 틀 안에서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제사회의 요구를 반박한 것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재미(在美) 중국 인권운동가 양젠리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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