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드컵 득점왕 해리 케인(29·잉글랜드)이 이번엔 도움왕 타이틀 수확에 시동을 걸고 있다.
케인은 30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도움 기록 1개를 추가하며 이번 대회 도움 부문 단독 선두(3도움)로 올라섰다. 1-0으로 앞선 후반 7분 우측 윙으로 공을 몰고 간 케인이 페널티 지역을 향해 오른발로 빠른 땅볼 크로스를 올려주자 동료 필 포든(22)이 왼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웨일스를 3-0으로 꺾고 조 1위(승점 7)로 16강에 올랐다.
스포츠 통계 전문회사인 ‘옵타’에 따르면 잉글랜드 선수가 월드컵에서 도움 3개를 기록한 건 2002년 데이비드 베컴(3도움) 이후 20년 만이다. 케인은 21일 이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라힘 스털링(28)과 마커스 래시포드(25)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26일 미국과의 2차전에서는 1차전 부상 여파로 도움을 추가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의 도움 기록 추가로 지난 대회 득점왕(6골)에 올랐던 케인이 이번 대회에서는 도움왕 타이틀 거머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현재 도움 부문 공동 2위 그룹은 2골을 기록한 6명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하는 국가의 선수들은 추가 도움 기록을 쌓을 기회가 사라지는 만큼 이날 승리로 16강행을 확정한 잉글랜드의 케인이 유리한 입지에 오른 것은 분명하다.
케인의 도움왕 도전에서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는 포르투갈의 브루누 페르난드스(28)다. 조별리그 3차전까지 2도움을 기록해 이 부문 공동 2위에 오른 페르난드스는 득점도 2개를 올리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16강행이 확정된 네덜란드의 데이비 클라센(29)과 프랑스의 테오 헤르난데스(25)도 토너먼트에서 추가 도움을 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월드컵은 조별리그 경기 수가 제한적이고 토너먼트 진출국 수도 계속 줄어드는 만큼 한 선수가 한 대회에서 대량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기는 어렵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최다 도움이 2개로 총 17명의 선수가 이 기록을 남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에콰도르의 후안 콰드라도(34)가 4도움으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 3개의 도움을 기록한 케인은 ‘손케듀오’로도 불리는 클럽팀 토트넘의 동료 손흥민(30)과의 특별한 조합(케미)으로 도움 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도움 9개로 리그 7위를 기록하며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등극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케인이 클럽팀 활동을 하며 손흥민에게 제공한 도움은 24개에 달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