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아이 죽어가는데…母 “백신 안맞은 피 수혈해달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2월 7일 10시 32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질랜드의 한 여성이 심장 질환을 앓는 아이의 수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피를 수혈해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여성 A 씨는 생후 4개월 된 아들의 폐동맥판협착증(PVS) 수술에서 코로나19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이들의 피를 사용해달라고 의료진에 요구했다.

폐동맥판협착증은 폐동맥과 오른심실 사이의 판구 협착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 대개 선천 발육 장애로 말미암아 생기는데, 흔히 오른심실의 피를 허파로 잘 보내지 못해 우심 기능 부족을 일으킨다.

환자 측 수 그레이 변호사는 “A 씨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적용된 백신을 맞아 스파이크 단백질이 잔류하는 피가 아이의 혈액을 오염시킬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mRNA 백신을 맞지 않은 ‘안전한 피’를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 여부가 수혈에 위험을 주지 않는다”며 A 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보건국 관계자는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아이의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실제로 아이는 폐동맥판협착증 중에서도 심각한 사례로,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일시적으로 아이를 가족으로부터 격리한 뒤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긴급 보호권을 부여받아 수술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A 씨는 “법원에서 가족들의 걱정을 무시하고 불필요하게 권위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NYT는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사례로 꼽혔던 뉴질랜드에서조차 백신에 대한 불신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평했다. 전문가들도 A 씨의 주장이 온라인에 퍼져 있는 코로나19 관련 잘못된 정보와 음모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