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 거물들이 잇따라 새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경기침체를 대비해 모건스탠리는 직원의 2% 수준인 약 1600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경기침체를 야기하는 ‘주범’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소비자도 기업도 괜찮아 보이지만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침식시켜 소비자들의 저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이 경제를 가볍거나 혹은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경기부양으로 미국 소비자는 총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 원) 초과 저축 상태이고, 지난해보다 10% 이상 소비를 했다는 것이 다이먼 CEO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속에 내년 중반이면 초과 저축이 더 이상 남지 않아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기준금리 5% 시대가 오고 있지만 다이먼 CEO는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 금리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미국 금융시스템은 믿을 수없을만큼 강해졌다며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수준의 심각한 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새해를 “덜컹거리는(bumpy)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속에 가계나 기업이 금융 자산이나 조직 효율화 등에 신중해야한다는 것이다. 솔로몬은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실제 경기침체가 와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월가 은행들도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CNBC는 관계자를 인용해 모건스탠리가 글로벌 임직원 2%에 해당하는 16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팬데믹에 과잉투자를 단행했던 빅테크 업계가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데 이어 ‘스트리밍 전쟁’에 타격을 입은 미디어 기업도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미 월가 거물들의 부정적인 새해 세계전망에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 하락하는 등 미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경제활동이 저조해질 것이란 우려 속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하루 3.5% 하락해 작년 말 수준인 74달러 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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