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여동생, 반정부시위 지지…“내 형제의 행동에 반대” 공개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8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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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여동생,
‘시위대 강경 진압’ 최고지도자 비판
“혁명수비대 무기 내려놓고 시위 함께 해야”
전 대통령도 “안보 명분으로 자유 짓밟아선 안 돼”
당국 강경 진압 방침 비판

AP/뉴시스
AP/뉴시스
이란 최고지도자의 여동생과 전직 대통령이 이란 당국을 비판하며 시위대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란 당국이 히잡 착용 의무화 규정 완화 등에 대한 검토를 시사한 가운데 반정부 시위 새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 시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친남매 사이인 바드리 호세이니 하메네이가 알리 하메네이의 강경 진압 방침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란에 거주 중인 그녀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 아들의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현 시점에서 나의 형제(알리 하메네이)의 행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힐 때가 왔다”며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이슬람 공화국의 범죄 행위로 인해 슬퍼하고 있을 이란 어머니들을 향해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면서 동시에 알리 하메네이의 강경 진압 방침을 비판한 것. 이어 “알리 하메네이의 혁명수비대와 용병들은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하루 전인 6일에는 모하마드 히타미 전 이란 대통령이 현 정부를 향해 “너무 늦게 전에 잘못을 바로 잡고 좋은 통치로 나아가라”고 촉구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히타미 전 이란 대통령은 7일 이란의 ‘학생의 날’ 하루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반정부 시위를 학생과 교수가 함께 참여한 전례 없는 시위르고 규정하며 “여성, 삶, 자유라는 아름다운 슬로건은 이란 사회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옹호했다.

또한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 중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자유와 안보가 대립해서는 안 된다”며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유가 짓밟히거나 자유라는 이름으로 안보가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 관료들이 이 시위를 진정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도움으로 너무 늦게 전에 잘못된 통치의 측면을 인식해 좋은 통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히타미 전 대통령은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재임했으며 재임 당시 개혁 성향 지도자로 언론 자유와 여성 해방,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앞세웠다. 여성과 학생, 청년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BBC는 “히타미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당국을 비판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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