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엄밀히 해선 안 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반해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권리가 없다는 생각은 개념적·도의적·군사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끝없이 희생돼선 안 된다. 우리는 생존과 영토 보전을 위해 모든 최전방에서 싸우는 하나의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국제 전쟁법을 준수하는 한, 아무도 ‘러시아는 원하는 모든 행동을 할 수 있으면서 우크라이나는 자기방어를 위한 특정 레드라인(한계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 행동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쿨레바 장관의 발언은 최근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공군기지 3곳이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은 데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책임이라고 주장한 것과 더불어 미국 역시 확전을 경계하며 우크라이나에 국경을 넘어선 공격은 안된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 받는 조건으로 해당 무기를 러시아 영토 공격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쿨레바 장관은 크림반도(크름반도) 수복을 다짐했다. 그는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과 다르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를 포함한 모든 영토를 일부는 군사적, 다른 일부는 외교적 수단으로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둘 사이 균형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있어서 크름반도 합병은 그의 업적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를 잃게 된다면 그의 통치 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되리라 전망했다.
종전을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그는 러시아가 평화 협상 참여 의사가 딤근 성명을 반복적으로 내놓고는 있지만 실제 행동은 정말로 평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도리어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철군한 병력을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이동해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점령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회담이 아니라 새로운 전투와 공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따라서 러시아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전날 WSJ 최고경영자(CEO)협의회 회의 연설에서 평화 협상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밝히며 “러시아가 유의미한 외교에 관심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지 않는 한 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고 했다.
더 나아가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돈바스 전쟁 종전을 위해 2014·2015년 체결한 두개 조약인 민스크 협정을 언급하며 러시아와 평화협상은 무의미하리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 문제는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9개월간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고 지난 8년간 힘들게 했던 소위 민스크 협상 과정에서 교훈을 얻었다”며 “영토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어떠한 양보도 할 준비가 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해 군사적 승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들은 상황을 뒤집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방 동맹국들에 탱크, 제트전투기, 미국 전술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등 더 많은 무기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쿨레바 장관은 “전 세계는 러시아의 붕괴를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러시아가 살아남아서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러시아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러시아가 붕괴돼도 세계는 무너지지 않는다. 1917년 제정 러시아가 그랬듯 그들 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은 자국민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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