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北 비핵화 위한 한중 협력 강조…왕이 “건설적인 역할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2일 2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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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왕이 중국 외교부장.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왕이 중국 외교부장. 외교부 제공
한중 외교장관이 12일 화상회담을 갖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소통의 폭을 넓힌 양국이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자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 양국 장관은 ‘(외교·국방) 차관급 2+2 대화’ 등 고위급 교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이어진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한중 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시진핑 방한 등 통해 정상 간 교류 모멘텀 지속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장관은 1시간15분가량 회담을 갖고 한중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을 논의했다. 앞서 8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대면 회동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화상으로 만난 것.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애초 왕 부장은 연말 방한 방안을 검토했지만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상황 등을 감안해 화상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후 양국 장관이 회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장관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해가기로 했다. 지난달 정상회담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국 방문을 공식 요청했을 당시 시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기쁘게 응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방중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두 장관은 외교장관 상호 방문을 포함해 (외교·국방) 차관급 2+2 대화, 1.5트랙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인문교류촉진위원회 등 고위급 교류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정부 인사들에 민간 전문가들이 더해진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대화 체제인 1.5트랙 관련해선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 시작하기로 하고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中외교장관 “한반도 문제에 건설적 역할 할 것”


박 장관은 이날 7차 핵실험까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했다. 또 중국 측이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등 대북 대화 노력을 적극 지지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왕 부장은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중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강조했을 당시엔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다소 거리를 둔 바 있다.

두 장관은 또 공급망 소통 확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공식협상 조속한 재개, 항공편 증편, 인적교류 확대 및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에서도 실질협력의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러한 논의를 계기로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가한 경제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해제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이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등 변화가 생기자 일각에선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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