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작년 40개국과 751조원 계약
상당수 부채상환 난항… 부실 우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중동 순방을 통해 원유 대금 위안화 결제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이 ‘통화스와프’를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이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이른바 ‘부채의 함정’으로 재정난에 빠진 국가들을 상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실 위험을 무릅쓰고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간) “중국이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일대일로 (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은) 국가들을 지탱하고 있다”며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과다한 자금을 빌린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40여 개국과 약 4조 위안(약 751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파키스탄,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라오스 등 20여 개국이 일대일로 참여국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국가들 중 상당수가 외화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등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몽골은 국내총생산(GDP)의 18%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통화스와프는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종료되지만 런민은행은 이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통화스와프 이자 역시 통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6%대에 이른다고 WSJ는 지적했다. 외화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 고금리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이를 통해 급한 외화 부채를 갚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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