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1990년대 우크라에서 받은 핵순항미사일·전략폭격기로 공격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3일 09시 42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1990년대 우크라이나 비핵화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넘겨준 핵 순항미사일로 위장 공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정보국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10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미사일에 1970년대 만들어진 핵탄두 탑재용 Kh-55 순항 미사일이 포함됐다. 핵탄두를 제거하고 대신 무게를 더하는 구조물을 추가한 형태로 폭발물은 탑재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도 Kh-55 미사일 잔해 2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군수 공장에서 만든 것으로 1990년대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는 대신 비핵화하기로 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넘긴 것이다. 소련 붕괴 직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우크라이나가 모든 핵무기를 넘겼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모든 탄도 미사일과 Tu-160 및 Tu-95 전략폭격기를 넘겼다. 러시아가 Kh-55 미사일을 이들 전략폭격기에 탑재해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과거 미사일을 미국에 넘겼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노출시키는 속임수로 사용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Kh-55 미사일을 먼저 발사하면 우리가 대응한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탄두가 없는 가짜 표적”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가동된 뒤 러시아 폭격기가 실제 탄두가 탑재된 최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한편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는 한 번에 80~90발을 발사할 경우 3~5차례 공격할 수 있는 분량의 미사일만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보다 최신의 Kh-101 순항 미사일 240기와 칼리브르 해상 발사 순항 미사일 120기를 추가로 생산했다며 한달 평균 40기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공군 유리 이나트 대변인은 최근의 러시아 미사일 집중 공격 뒤 미사일 잔해를 조사한 결과 최근에 생산된 것들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합참차장 올렉시 흐로모우 중장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가 발사한 순항미사일 239기 중 72%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 80대 중 80%를 요격했으며 12일에는 미사일 70기 중 60기를 요격해 요격률이 85%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격하지 못한 미사일과 드론에 의한 피해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0일 15대의 드론 중 10대를 요격했으나 요격하지 못한 드론이 남부 오데사의 기반시설을 파괴해 150만 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가 남부의 흑해와 남동부의 카스피해, 동부의 러시아 본토, 북부의 벨라루스 등 4 방향에서 우크라이나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불과 몇 분 동안 최대 100발의 마시일을 모든 방향에서 발사하는 집중 공격을 하고 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지난 10월 이래 러시아 전략폭격기들이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비행궤도를 바꾸었다며 우크라이나 영공에 침투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폭격기들이 이륙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곳까지 도달하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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