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바하마서 체포…‘코인 제국’의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0시 21분


올해 4월 바하마에서 열린 FTX 주최 컨퍼런스에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가 슈퍼모델 지젤 번천(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FTX 트위터

한때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창업자가 12일(현지시간) 저녁 바하마에서 체포됐다. 미국 뉴욕남부지검이 그를 기소함에 따라 바하마 당국이 움직인 것이다.

바하마 정부는 “미국이 뱅크먼프리드를 범죄혐의 기소했다고 통보함에 따라 그를 체포했다. 미국이 곧 범죄인 인도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미국 뉴욕 남부지검도 이날 트위터로 “뉴욕 남부지검의 봉인된 공소장에 따라 바하마 당국이 뱅크먼프리드를 체포했다. 공소장 내용은 13일 오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의 체포는 지난달 11일 FTX가 미 델라웨어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지 한 달 만이다. 지난달 초 기업가치 320억 달러(42조 원)에 달하던 미국의 대표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파산과 더불어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였던 뱅크먼프리드는 순식간에 범죄혐의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는 FTX에 예치된 고객자금을 관계사인 투자사 알라메다리서치 투자금으로 쓰는 등 고객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위 채권자 50명에게 31억 달러(4조 원) 규모의 빚도 지고 있다. FTX의 새로운 CEO이자 구조조정전문가 존 레이는 13일 예정된 FTX 관련 의회 청문회에 앞서 공개한 답변서에서 “FTX 고객 자금이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과 뒤엉켜 사용됐다”고 혐의를 확인했다.

뱅크먼프리드도 13일 의회 청문회에 회상으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청문회를 준비하던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이 그의 갑작스런 체포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미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기소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 왔다.

CNBC는 “뱅크먼프리드는 은행 사기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FTX 사태와 유사하다며 회자되고 있는 폰지 사기범 버니 매도프는 2008년 체포 후 법원에서 150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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