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력 증강에 나선 일본 정부가 미국제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 수백 기를 구입할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WP는 일본은 미사일 구매로 장거리 타격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공격 무기 구매를 피해왔던 오랜 전통과 결별을 의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미사일 구매 결정 배경에는 중국의 군사 현대화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30일 일본 방위성이 반격 능력 보유를 위한 준비를 가속하기 위해 2027 회계연도까지 미국산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최대 500발 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치로 후지사키 전 주미 대사는 WP에 “일본은 국방비를 제한하고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획득하지 않기를 원했다”며 “하지만 주변 상황이 우리가 그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은 (전쟁이) 20세기의 이슈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지금 다시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WP는 일본의 국방 예산 증액과 미사일 구입은 일본을 서태평양에서 중추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미·일 동맹 강화는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지원하는 미국과 영국의 합의, 한국에 탄도미사일 기술 제한을 철폐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일방적인 조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의미 있는 방식으로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에서 우리의 역량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400~50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들이기로 한 일본과 이를 판매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은 중국과 북한에 대해 미·일의 동맹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P는 설명했다.
일본측 관계자는 ”이 시스템의 도입은 반격 능력과 관련해 중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상징할 것“이라고 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의 사거리는 1600㎞로 중국 본토 타격도 가능하다.
일본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방위비 총액을 현 27조 엔(약 260조원)에서 43조 엔(약 412조원)까지 60%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28일 스즈키 재무상과 하마다 방위상에 2027년도에 방위비와 관련 경비를 합쳐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도록 하는 예산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최종적으로 2027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인 약 11조엔(약 106조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11조엔 중 약 4조엔(약 38조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증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내년 방위비도 올해보다 21% 증액한 약 6조5000억엔(약 63조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5년 정도 안에 인도할 수 있는 임시방편(stopgap)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자국이 보유한 12타입의 순항 미사일 사거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일본의 계획은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