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CPI, 연준 ‘비둘기파’에 힘 싣나…기대인플레는 15개월 만에 최저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5시 45분


뉴욕=AP뉴시스
뉴욕=AP뉴시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하루 앞두고 1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이 내년 통화정책 향방을 두고 ‘비둘기파’와 ‘매파’로 나뉜 가운데 미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증거가 명확해지면 금리인상 조기 중단을 주장하는 비둘기파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이미 긴축된 누적만으로 내년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골드만삭스가 수백명 감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미 빅테크에 이어 월가 금융사들도 선제적 감원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 둔화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지표는 꾸준히 나오는 추세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소비자기대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들은 향후 1년 동안 물가상승률이 5.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월 조사(5.9%)보다 0.7%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들이 물가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라 이날 나스닥지수가 1.26% 오르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앞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7.7%로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11월 상승률도 7.3%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연준의 목표치인 2%대로 내려올지 여부다. ‘고물가 고착화’를 가리키는 우려스런 지표도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11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7.4%로 시장예상치(7.2%)를 상회해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26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20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등 미국 노동시장 과열도 문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노동시장 과열이 잡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11월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둔화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연준, 비둘기파 VS 매파로 의견 분분
매파(고강도 긴축)로 단결해 4번 연속 0.75%포인트 씩 기준금리를 올렸던 연준은 내년 통화정책 향방을 두고 비둘기파(온건한 긴축)와 매파로 의견이 갈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연준이 둘러 나뉘어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결정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4시에 발표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빅스텝(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4.25~4.5%까지 오를 전망이다. 비둘기파는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며 금리인상 중단 시기를 앞당겨야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매파는 물가가 여전히 40년 만의 높은 수준으로 고착화되고 있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

시장에선 이미 누적된 긴축으로 인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예상한다.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경기침체로 일자리 200만 개가 사라져 실업률이 5.25%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3.7% 수준이다. 시티은 “만약 연준이 실제 경기 위축이 올 때까지 금리를 올리면 심각한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감원 등 구조조정으로 경기침체에 대비 중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가 소비자 부문 실적 악화로 수백명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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